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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담]신교대에서의 밥하기

 요새 군대밥 맛있어졌다는 소리 많이들 들어보셨으리라,,, 상대적으로 보면 사실이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항상 예외는 있으니 32사단 신병교육대대(이하 신교대)의 밥이 그러하다.
 군대에서 신세대 장병의 취향에 맞추어 햄버거랑 피자랑 치킨을 준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으리라. 햄버거가 나오는 거는 사실이다. 허나 피자는 근거 없는 루머(한마디로 개솔)이고, 치킨은 밖에서 치킨집에서 파는 튀긴 거를 말하는게 아니고 닭[chiken]임이 틀림없으리라. 군대 햄버거는 소위 '군대리아', '햄빵'으로 불리우고 있으며 쌀로 만든 빵에 길죽한 소고기나 닭고기 패티에 샐러드를 약간 얹어먹게된다. 이 군대리아가 신교대에서는 최고의 급식거리로 통하지만 자대에 가면 줘도 안 먹는 메뉴로 변하게 된다. 그 이야기를 해보자.

 본인이 훈련을 받은 신교대는 대대급이여서 4중대 중에 3중대에 훈련병들이 훈련을 받고 다른 한 중대는 2주간 휴식을 하는 구조였기때문에 취사장에서 취사병들이 피땀을 흘리며 밥을 해야 간신히 500여 장병의 밥을 해줄 수 있었다. 그래서 취사병들을 돕기 위해 아침에 조교들이 훈련병들 중에서 손에 상처가 없는 훈련병(식중독 예방을 위한 것이다.)을 6명씩 취사장에 보내서 밥을 하게 하였다. 본인은 제 1중대 1소대 1생활관이였으므로 앞 번호부터 착출하는 과정에서 매우 자주 뽑혀서 취사장에 보내져서 소위 [짬표]라는 별명까지 있었다. 이 훈련병들은 조리실습병이라고 불리면서 취사병들의 조리과정을 돕게 된다.

 취사장에서는 저녁에 다음 날 아침거리를 준비하기때문에 아침을 먹고나서부터 조리실습병들이 취사병을 돕게되어있다. 취사병도 7명밖에 없었으므로 하루 종일 일해야 간신히 수백 장병들의 밥을 할 수 있었다. 32사단 신교대에서 특이한 점은 간부식당이 없어서 간부들도 장병들이랑 같은 것을 먹는 다는 점이였다. 다른 점이라고는 취사병 중에 제일 선임병이 따로 된장국을 매끼 한 냄비씩만 끓여서 따로 준다는 점이였다.

 취사장에서 열댓명이 수백명의 밥을 하다보니 뭐든지 엉성하고 대충할 수 밖에 없었다. 소고기무국을 끓이는데 무는 대충 길게 사등분하고 옆으로도 썰어주면 되지만 군대에서는 항상 냉동고기를 썰어야하기때문에 신교대에서는 고기를 썰을 시간조차 항상 모잘랐다. 그래서 작두를 이용해서 얼어붙은 고기를 대충 썰어놓고 뚜드려패서 얼어서 엉겨붙은 고기를 풀었다. 그래서 고기가 항상 커다랗고 맛이 없었다. 오징어야말로 고기 썰을 시간 조차없는 취사장에서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요리재료이리라. 오징어는 원양어선에서 얼려진 모양대로 취사장으로 옮겨지는데, 네모난 틀에 마구 엉켜져있어서 작두를 써서 자르다보면 밥을 풀 때보면 국에 왠 오징어 한마리가 통채로 올라오기도 했다. 작두는 항상 취사병 중에서도 상병 이상만 다루었는데, 그 이유는 작두가 워낙 무식하게 크고 날카로워서 훈련병들이 작두를 쓰다가는 손목을 썰거나 고의로 자해하는 수가 있었기 때문이였다. 같은 이유로 훈련병들은 항상 칼질에서는 열외되었다.

 작두의 예에서 보았듯이 신교대 취사장에서는 손이 많이 필요한 요리일수록 대충하게 되어있어서 맛이 없었다. 그래서 찜통에 빵만 찌면 되는 군대리아가 항상 제일 맛있는 메뉴였다. 10kg이 넘게 나가는 커다란 찜솥에 물을 받아서 포장을 뜯지않는 쌀빵을 가득 채워서 오븐에 넣기만 하면 준비가 끝나는 요리이다. 오븐 이야기가 나와서 설명하자면 신교대에서는 요리할 시간이 모잘라서 항상 엄창난 양을 한꺼번에 가열해야한다. 그래서 칸이 두개인 오븐이 열 개가 넘게 있고, 소 한마리가 통채로 들어갈만한 솥이 4개나 있었다. 국은 초대형솥 두 개로 하고, 가열을 해야하는 반찬은 나머지 두 개의 솥에서 요리를 하는데, 이 커다란 솥에 한가득 재료를 넣고 가열을 하다보니 고르게 익지않아서 항상 맛이 없는 이유가 되었다. 군에서 사용하는 오븐은 상당히 좋은 것이여서 가스가 끊겨도 전기로 요리를 마저 마무리하는 기능이 있었다.

 조리실습 중에 제일 힘든 일은 잔반 치우기와 설겆이였다. 훈련병들이 먹은 것은 배식담당들이 치웠지만, 간부들이 먹다 남긴 것은 조리실습병들이 치워야했다. 간부들이 먹다 남긴 양은 정말 massive했다. 잔반통은 소위 '짬통'이라고 불리우고, 훈련병들 사이에서는 이 짬통을 많이 치워봤을 수록 취사병이 될 확율이 높다는 헛소문이 쫙 퍼졌었다. 참고로 본인의 신교대에서의 별명은 [짬표]였고, 본인의 동기들 중에서 조리실습을 제일 많이했고, 짬통도 당연 제일 많이 치워서 신교대 취사병으로 착출된다는 헛소문이 돌았다--,,,, 하여간 짬통을 들고서 소위 '짬House'로 가서 플라스틱 드럼통에 잔반을 옮겨 담아야했다. 이때 짬통을 둘이 들고가는데 한명이 놓치면 다른 한명은 짬을 바지에 뒤집어쓰게 되었는데, ,,, ㅅㅂ새끼들,,,

 본인의 또다른 별명은 짬Guy였다.

by allrelease | 2008/10/26 19:45 | 작전병의 헛소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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